" ‘전국 최초’ 타이틀 집착 말고 주민 위한 행정에 힘 쏟아야"

[인터뷰] 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(새로운보수당/서초1·3,방배2·3동)

황상윤 hsy1025@seochotimes.com | 승인 20-02-05 10:5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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캐스팅보트보다 협치에 더 노력

선제적 민원처리로 행정의 선순환 경험한 해

‘전국 최초’에 집착 말아야. 중요한 것은 실질적 혜택이 중요

여야가 함께 공부한 ‘서초자치법규연구회’ 통해 자부심 생겨

 

고광민 서초구의회 부의장(새로운보수당)은 더불어민주당(7석)과 자유한국당(7석)으로 양분된 서초구의회에서 중심축 역할을 했다. 중요 결정사항이 있을 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보다는 토론과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했다.

지난해 미해결 민원이었던 ‘남부터미널역 캐노피’가 설치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난다는 고 부의장은 ‘서초자치법규연구회’ 초대 회장을 맡으며 여·야가 함께 공부하는 의회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.

 

다음은 지난 7일 서초구의회에서 진행된 고광민 부의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.

 

-지난해는 어떤 한해였나요?

“올해가 의정활동 3년 차입니다. 첫해가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지난해는 예산심사, 행정사무감사, 조례 제정 등 의회 본연의 임무와 더불어 주민 불편사항을 찾아서 선제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했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.”

 

-찾아서 해결한 민원사례의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?

“상문고등학교 앞 과속방지카메라 설치가 있습니다. 제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주민과 아이들의 안전문제입니다. 그중 하나가 과속방지카메라인데요. 과속방지카메라는 설치에 제약도 많고 비용도 4~5천만 원 정도로 많이 듭니다. 상문고등학교 앞의 경우도 과속방지카메라가 설치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곳이었습니다. 하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청과 협의하고 예산을 확보해서 설치했습니다. ‘제도적으로 안 된다’가 아니라 ‘될 방법은 무엇인가’를 고민하고 여러기관과 끈질긴 협의를 통해 해결 할 수 있었습니다.

 

-지난해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?

“남부터미널역 캐노피설치, 서초3동 주민센터 신청사 대지 마련, 방배동 도구머리공원 개발 시작 등 여러 민원을 해결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.

이 중에서 남부터미널역  캐노피설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. 남부터미널역은 30여 년 전 터미널이 생겼을 때 있던 시설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. 겨울이면 어르신들의 낙상사고 위험이 많았습니다. 하지만 서울시교통공사의 사업이다 보니 구는 구대로 시는 시대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. 저는 시의원과 상의하고 구에도 지속해서 필요성을 요청해서 지금은 캐노피공사가 완료됐어요. 작은 사례지만 정책적인 필요성에 의해 문제를 제기하고 과정을 협의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.”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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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?

“그렇죠. 제가 담담 공무원을 많이 괴롭혔죠(웃음). ‘공문을 보냈나?’ ‘피드백은 왔나?’ ‘필요성은 더 어필했나?’ 등 확인하는 과정을 몇 번씩 반복했었어요. 왜냐면 서울시는 저희만큼 절박하지 않잖아요. 사업이 뒷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.”

 

-노력한 보람이 있었네요?

“네. 캐노피 설치도 중요했지만, 이 사업을 하면서 방배역, 사당역, 교대역의 엘리베이터, 에스컬레이터 실시 설계도 진행되게 됐습니다. 구청 직원들도 처음에는 안될 것 같았는데 결과가 나오니까 그동안 미뤄왔던 것도 같이 제안하게 되는 행정의 선순환, 긍정의 효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.”

 

-민선 7기 서초구가 잘하는 점이 있다면?

“도서관, 어린이집 등 공공재의 확충을 들 수 있습니다. 서초구는 도서관 건립에 있어 국비, 시비 지원에서 제외입니다. 지가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니 대지 확보도 쉽지 않습니다. 그런데도 구립도서관, 작은도서관, 어린이집 확충에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.”

 

-민선 7기 서초구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?

“ ‘전국 최초’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. 행정하는 입장에서는 ‘나는 좋은 일을 해냈어.’ 하는 만족은 될 수 있어도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‘이 서비스가 전국 최초이다.’이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. 주민의 안전, 편리성, 복지에 도움이 되면 되는 것이지 두 번째면 어떻고 세 번째면 어떻습니까.

 

-그런 사례가 있다면?

“여름철 더위를 막아주는 그늘막 ‘서리풀 원두막’이 있습니다. 전국 최초로 실시해서 지금은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사업이 됐습니다. 하지만 겨울철 사용을 안 할 때 타구는 포장해서 보관하는데 우리구는 전국 최초이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. 그래서 ‘서리풀 원두막’을 트리로 장식 합니다. 트리로 쓸려면 전기를 넣어야 하고 재활용도 어렵습니다. 그러다 보니 안에 있는 그늘막 텐트가 상해요. 트리 안하면 어떻습니까. 잘 보관해서 다음해에 쓰면되는데 말입니다. 이처럼 보여주기 행정, 전시성 행정은 줄여야 할 것 같아요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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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 ‘대표적인 예산 낭비가 축제와 같은 예산이잖아요. 서리풀 축제’ 등의 예산을 줄여 주민이 필요한데 쓰면 어떨까 합니다. 예를 들어 서초구 보안등을 LED등으로 교체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. 그래서 저는 구청에서 ‘골목길 LED등 교체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니까 올해 축제를 축소하거나 하지 않고 그 예산으로 LED등으로 교체할 테니 안전한 밤길 되세요’라고 하거나 ‘올해는 축제예산으로 악취 풍겨 고통 줬던 하수관로의 대대적 정비 하겠습니다.’  라고 하면 주민들이 박수 칠 것이라 생각합니다.”

 

-일하는 의회를 표방하며 ‘서초자치법규연구회’를 했었는데 성과가 있었나요?

“ ‘민간위탁에 관한 사전 점검 관련 조례’ ‘주차장 특별회계의 투명성 확보에 관한 조례’ 등 조례에 대한 연구를 하는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. 그보다 저는 여·야, 진보·보수의 개념을 넘어 함께 공부하며 발전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 자부심이 있습니다.”

 

-‘바른미래당’을 탈당하고 ‘새로운보수당’ 창당에 동참했는데 이유가 있다면?

“정치는 양쪽 날개가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 지금은 보수가 사분오열돼 있잖아요. 고장 난 오른쪽 날개를 고치는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동참하기로 했습니다. 현재 새로운보수당의 유일한 서울지역 구의원으로서 저에게 주어지는 책무를 다해나갈 생각입니다.”


- 올해 목표가 있다면?

“올해는 의정활동의 반환점을 지나는 시기입니다.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양적인 성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. 그래서 정치적 상황에 너무 휘둘리지 않고 민생을 더 챙기는 한 해가 되려고 합니다.”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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